주위에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살아갑니다.
20대가 되면 누구의 방해 없이 혼자 사는 것이 꿈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너무 힘들게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가족과 함께 지내는 내가 너무 감사합니다.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나만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 사연들이 충분히 있겠지만 그래도 주변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낫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 같습니다. 지금 너무 외롭게 혼자 지내는 사람들은 꼭 한번 보면 좋을 영화입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 기본 정보
감독 : 홍성은
장르 : 드라마
개봉일 : 2021년 5월 19일
등급 :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 90분
주연 : 공승연(진아 역), 정다은(수진 역)
조연 : 서현우(성훈 역), 김 모 범(옆집 남자 역), 김해나(팀장 역), 변진수(성훈 친구 역), 정성민(성훈 친구 역)
*스포일러 포함입니다*
주인공 진아는 혼자가 편합니다.
진아는 카드사 콜센터에서 일을 합니다. 늘 혼자가 편한 진아는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혼자 조용히 전화만 받으며 일하는 콜센터 직원이 잘 어울립니다. 항상 콜을 많이 받는 직원입니다. 지독하게 혼자이고 싶은 진아입니다. 어느 날 어쩔 수 없이 신입 교육을 맞게 됩니다. 몹시 상황이 불편해진 진아입니다.
신입 수진은 혼자이고 싶어 하는 진아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수진은 일을 배울수록 정신적으로 힘들어합니다. 이런 감정을 진아와 공유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일을 못하고, 진아에게 다가가려는 것에 대해 진아에게 사과합니다. 수진은 어느 날부터인가 나오지 않습니다. 팀장은 진아에게 전화해 볼 것을 요청하지만 진아는 쉽게 전화해보지 못합니다. 진아는 직장에서도 친한 사람이 없어 보입니다.
오직 본인의 사수였던 팀장하고 잠시 담배 피울 때 대화가 다 인 것 같습니다. 점심시간에도 진아는 휴대폰과 함께 식사합니다. 끝나고 어두운 집으로 혼자 들어가 티브이를 켜고, 혼자 밥을 먹고, 그렇게 잠이 듭니다.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어느 날 옆집 남자가 성냥불로 불을 붙인 담배는 연기가 다르다며 보여 줍니다.
그러나 며칠 뒤 이상한 냄새에 진아는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합니다. 그것은 옆집 남자가 고독사해서 나는 냄새였습니다. 진아는 무엇을 본 걸까요? 옆집 남자는 포르노 영상과 잡지에 눌려 외롭게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진아도 뭔가 심경의 변화가 생깁니다.
엄마의 죽음
지난달 엄마가 죽었습니다. 바람이 나서 나갔던 아버지는 몇 해 전 다시 돌아와 엄마와 살았습니다. 진아는 엄마 혼자 계실 때 관찰하기 위한 카메라 메모리칩을 확인해 봅니다. 행여 아버지가 죽였나 해서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징후는 없었고, 오히려 아버지는 어머니를 위해 교회 사람들과 기도를 합니다.
진아는 아버지에게 사과받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런 진아의 감정과는 다른 행동만 합니다. 엄마 전화기로 진아에게 전화를 하고,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관심받으려는 수상한 행동을 계속합니다. 변호사를 불러 엄마 재산 정리를 합니다.
아버지에게 모든 재산을 준다는 문서에 도장을 찍고 진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옵니다. 아버지에 대한 화를 참을 수 없고, 엄마의 죽음도 너무 속상한 것 같습니다.
옆집에 이사 온 사람
옆집에 이사 올 사람이 아파트가 왜 저렴한지,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진아에게 묻습니다. 진아는 귀신이 보인다고 하면서 담배 이야기를 해 줍니다. 옆집 남자와 만날 때마다 진아는 불만 있는 사람처럼 화를 냅니다.
옆집 남자는 이런 진아에게 왜 화를 내냐고 되묻습니다. 진아는 대답도 하지 않고 집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옆집 남자는 개의치 않고 이사를 왔고, 고독사 한 남자를 위해 제사를 지내기로 합니다.
이런 모습이 진아에게는 너무 낯선 관경입니다. 제사 끝무렵 진아는 옆집으로 슬쩍 가 봅니다. 옆집 남자는 진아가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합니다. 성냥으로 담배를 태우면 정말 연기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수진에게 사과 전화를 하다.
수진이 일할 때 '뚜뚜'라는 소리가 안 들리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진아는 수진처럼 그 소리가 환청처럼 들리게 되고 상담을 할 수가 없습니다. 진아는 곧장 아버지에게 달려가 전화하지만 아버지는 외출 중이고 몹시 시끄러운 곳이었습니다. 사과를 요청하지만 아버지는 안 들린다 반복하며 전화가 끊어집니다.
돌아온 진아는 수진에게 전화를 합니다. 본의 아니게 행동했던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수진의 울음소리가 한참 들립니다.
마음의 문을 열다.
진아는 자신의 감정을 어느 정도 정리 한 후, 회사를 그만둡니다. 사실은 혼자 지내기 두려워하는 진아였습니다. 주변의 관심은 싫었지만 혼자 다닐 수 없어 항상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을 보며 밥을 먹었습니다.
퇴근 후에는 티브이를 켜고, 잘 때도 티브이를 켜고 잤습니다. 이런 진아가 창문의 커튼을 열었습니다. 영화 내내 미소 한번 볼 수 없었던 진아는 후련한 듯이 웃어 보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을 속여야만 사회생활이 가능한, 어두워져만 가는 우리 시대 이야기를 진아가 대변한 것 같습니다.